2015. 7. 2. 23:12

 

 




2010년이었던가,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갔던 강원도 '내일로' 여정 중에 들렀던 제천 음악영화 축제.

거기서 보게 되었던 'Play'라는 영화. 그리고 메이트.


'난 너를 사랑해'라는 그 노래. 

같은 프레이즈가 반복되고 더 심화되어 반복되고, 어떻게 보면 굉장히 단순한 작법인 것 같은데, 

이 노래가 그렇게나 나를 사로잡았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정준일의 호소력짙은 보컬.

그래, 난 주닐정의 목소리에 반했다.


내일로 마치고 집에 돌아온 직후, 난 Play ost를 샀고, 메이트 앨범을 샀고, 그 이후 나오는 메이트 앨범들과 정준일 솔로 앨범들을 다 사재끼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어제, 주닐정의 새 노래가 나왔다.

 

 


 



너에게 - 정준일



한참을 나 걸어왔어
깊은 덤불을 지나
새벽의 종소리가 울리면
곁으로 갈게
더딘 걸음걸음으로
힘겹게 네게 닿을 때
소리 없이 날 안아줄 거지?
난 정말 고마워

세상의 모든 미움이
나를 향해 있을 때
숨죽여 소리 없이 날 위해
울어주던 너
한없이 여리기만 한
내가 아파할까봐
등 뒤로 날 숨긴 채
함께 걸어주던 너

이 넓은 세상의 끝
머나먼 긴 여정의 끝
너와 함께 간다면
나는 두려울 게 없는 걸

우리 찬란하게 빛나던 만큼
누구보다 널 아끼고 사랑 할
나잖아

태양보다 뜨겁게
저 달보다 따 뜻하게
별보다 더 환하게
너의 날들을 비춰줄게

끝도 없는 푸른 지평선
달리고 달려
우리 약속했던 그곳에서
꼭 만나자

반짝이던 빛을 따라
한없이 걸었던 길
우린 무얼 위해 달렸을까?
아무것도 나
손에 쥐지 못한 채로
울며 돌아섰던 날
여전히 그 자리에
내게 웃어주던 너

이 넓은 세상의 끝
머나먼 긴 여정의 끝
너와 함께 간다면
나는 두려울 게 없는 걸

우리 찬란하게 빛나던 만큼
누구보다 널 아끼고 사랑 할
나잖아

태양보다 뜨겁게
저 달보다 따뜻하게
별보다 더 환하게
너의 날들을 비춰줄게
끝도 없는 푸른 지평선
달리고 달려
우리 처음 널 만났던 때로
약속했던 그 곳에서
꼭 만나자

우리 함께 흘린 눈물 그 만큼
누구보다 널 아끼고
사랑할 나일 테니

태양보다 뜨겁게
저 달보다 따뜻하게
별보다 더 환하게
너의 날들을 비춰줄게
끝도 없는 푸른 지평선
달리고 달려
우리 처음 널 만났던 때로
약속했던 그 곳에서
꼭 만나자

 

 

 ..... 가사 봐라.... 

 이런 노래를 불러주는 남자와 어찌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이 넓은 세상의 끝, 머나먼 긴 여정의 끝 너와 함께 간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는 사람에게, 태양처럼 달처럼 별처럼 나의 날들을 비춰주겠다는 사람에게.


내 남자가 불러주면 좋겠다 싶었던 노래에 스윗소로우-천사가되겠어 이후로 정준일-너에게 추가다.

괜히 듣는 내가 울컥하고 노래의 주인공이 부러워지는.


정주닐씨 요새 연애하는 거늬, 그런거늬.

솔로 앨범은 오히려 이별의 슬픔에 가까운 느낌이었고, 최근 메이트 앨범은 모든 거에 초월해서 해탈한 느낌이더니, 요번 노래는 왜 이리 달달한거늬.

주닐정, 이 사랑꾼. 이런 노래 계속 만들어줄 수 있다면 계속 사랑만 해라 주닐정.

당신의 사랑, 당신의 실연을 응원합니다. (이런 팬이라서 미안해요, 주닐오빠....)


p.s. + 뮤비 남주 변요한은 신의 한수. 하... 변요한 눈빛 봐...




Posted by HETHENA
2015. 5. 30. 23:33


야마토나데시코 (やまとなでしこ, 2000)




2000년대 초반, 그러니까 내 중학교 시절 일명 일드, 일본드라마 열풍이 불었더랬다.

쉬는 시간마다 친구들과 함께 봤던 '고쿠센'으로부터 시작해서 온갖 일드를 섭렵하기 시작했다.

재밌는 일드 골라보겠다고 열심히 검색하고, 그러면서 아는 배우가 늘어나고, 그렇게 챙겨보게 된 배우들이 여럿 있는데,(기무라 타쿠야...♥) 여배우 중 내가 가장 사랑하게 된 배우가 마츠시마 나나코다. 



▶ 야마토나데시코 오프닝 - MISIA "Everything"

    (ㅠㅠㅠㅠㅠ예뻐요 언니ㅠㅠㅠㅠㅠㅠㅠ 하다 못해 OST도 짱좋음....) 



지금은 모르겠고, 옛날에 한창 쟈니스 프로덕션의 꽃미남으로 이름을 날렸던 타키자와 히데아키(맞나.. 풀네임이 자세히 기억이 안남...)와 함께 나온 '마녀의 조건'과 우리나라에서도 얼마전에 리메이크되었던 '가정부 미타', 그리고 '꽃보다 남자'에서도 주인공 도묘지 츠카사의 누나인 츠바사로 나왔고, 한창 전성기 때는 앙케이트 인기 조사에서 탑을 놓치지 않았던 일본의 탑여배우 중 하나다.

170cm이 넘는 늘씬한 키에 아름다운 얼굴, 목소리, 말투....♥ 

(난 나나코보다 일본어를 예쁘게 말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단호))


배우 설명은 이쯤 하고, 본론인 드라마로 들어가면


야마토나데시코. 직역하면 일본의 패랭이꽃이라는데, 요조숙녀? 현모양처?를 뜻하는 말이라고 한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지 벌써 10년도 넘었고 그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수많은 드라마를 접했음에도 이 '야마토나데시코'를 잊지 못하는 이유는,


분명 돈만 밝히는 속물적인 여자가 가난하지만 성실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며 변하게 되는 그런 뻔하디 뻔한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나나코가 예쁘고, 나나코가 아름답고, 나나코 목소리가 예쁘고, 나나코 말투도 예쁘고.


...... 


뭐 이외에도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 드라마의 엔딩 때문이다.




"私には見えるんです。


十年後も二十年後もあなたの側に私がいる。


あなたといると私は幸せなんです."


"나에게는 보여요.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당신의 옆에는 내가 있어요.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나는 행복할거에요."

- 11화 중


여주인공 사쿠라코(마츠시마 나나코)가 오스케(츠츠미 신이치)에게 하는 대사.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이후 뉴욕에서의 소소하지만 따뜻한 그들의 일상. 

이 때의 사쿠라코는 그 어느 때보다도 반짝거렸고 그 모습이 너무나도 예뻐서, 

이제 행복한 연인들의 모습을 떠올리라면 나도 모르게 너무나도 당연히 야마토나데시코의 에필로그 장면을 떠올리게 되어버렸다.

 

나도 10년 뒤에도 20년 뒤에도 당신의 옆에 있을 내 모습이 보인다고 

그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당신과 함께 있으면 나는 행복할 거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만한 누군가가 어서 생겼으면.

아마 적어도 4번은 정주행한 것 같은데, 또 보러가야겠다. 아 고화질 블루레이가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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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ETHENA
2014. 4. 16. 18:09

 

  2014년 4월, 우여곡절 많았고 길기도 길었던 6년의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을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의사의 길을 걷기 시작한 다른 동기들과는 달리 생리학이라는 학문을 더 깊게 공부하며 평생 학문의 길을 걷기로 한지 벌써 두 달째가 되었습니다. 생리학 교실의 조교로서 본과 1학년 학생들을 실습과 수업시간에 자주 마주치게 되니 2010년의 제 본과 1학년 때가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예과 때 동아리 행사나 동문회 행사등을 통해 만난 본과 선배님들은 항상 저희를 겁주셨었습니다.

  본과 생활은 '상상 그 이상' 일 것이라고.

  해부할 때 계속 맡게 될 포르말린 냄새가 매우 독하기도 독할 뿐더러 피부, 머리결도 다 망가질테니 그냥 포기하라고.

  공부량의 신세계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해부학으로 본과 1학년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선배들이 말씀하시던 것보단 할 만 했습니다.

  사실 해부학이 사체를 가지고 하는 수업이다 보니 시작하기 전에는 막연한 두려움과 약간의 혐오감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포르말린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해부하면서 눈에서 눈물이 줄줄 흐르는 것 말고는 굉장히 흥미로웠습니다. 기증자분께 정말 감사히 생각하며 최대한 많은 것을 배워가자고 다짐하고 열심히 실습 수업에 참여했던 기억이 납니다. 뭐 그 전리품으로 푸석해진 머리와 피부를 얻었고, 결국 해부 수업이 모두 끝난 후 열심히 길렀었던 제 머리는 단발로 바뀌었죠...^^

 

  생리학, 생화학 등을 함께 배우고 공부하면서 처음 내가 고등학교 때 이렇게 공부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습니다. 잠이 많아서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밤을 못 샜습니다. 밤을 새면 다음 날에 좀비가 되었거든요. 하지만 이 곳에서 밤을 새지 않고 시험을 치기란 불가능했습니다. 뭐 제가 벼락치기 파였던 것도 있긴 하지만, 밤을 새지 않으면 시험 범위를 한번이라도 다 볼 수가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시험에 임하는 학생으로서 시험범위 만큼은 한번이라도 다 보고 시험장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친구들과 열람실에서 서로 잠을 깨워주며 편의점을 들락날락 했던 기억이 납니다.

 

 

 

 

  5월 정도였던 것 같네요. 

  지금은 다 져 버린 것 같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더랬죠. 저희 학교 캠퍼스도 나름 예쁘기로 정평이 난 학교인지라, 캠퍼스 곳곳에 참 사진 찍을 맛 나는 포토존이 많았습니다.

 날씨가 따뜻해지는 만큼 저와 제 친구들의 기분도 꽃가루처럼 둥둥 공중에 떠다녔었습니다만 시험과 실습에 치여 삼십분 정도면 충분히 갔다 올 수 있는 캠퍼스 나들이도 결국 엄두를 못 냈습니다.

 그러다 한번은 해부학 실습과 수업이 모두 끝나고 기분 전환으로 같은 학번 동기들 다 같이 소풍 겸 해서 캠퍼스 내를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아직은 꽃들이 예쁘게 피어 있어서 나름 신나게 봄을 만끽하며 캠퍼스를 돌아다니는데, 다른 과 학생들이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의대생들인가봐." 

 

 ????? 

 

  아니 우리가 얼굴이나 옷에 써붙인 것도 아닌데 어떻게 아나 놀래서 주변의 동기들과 저를 돌아보았죠. 하... 그 이유를 알 만했습니다. 캠퍼스의 다른 사람들은 파스텔톤, 밝은 색의 옷들을 상큼하게 입고 있는데, 우리 동기들은 하나같이 칙칙한 검은 색 옷인데다가, 옷 두께조차도 남달랐던 거죠. 한창 따뜻한 봄날씨인데도 추운 해부학 실습실과 강의실을 왔다갔다 하며 건물 안에서만 살다 보니 4-5월까지도 날씨 감각 없이 두꺼운 겨울옷을 입었던 겁니다. 아 그때 의대 생활이란 이런 것이구나 확실히 깨달았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과 함께한 1쿼터와 함께 봄이 지나가고 2쿼터가 시작되어 3, 4 쿼터까지 면역학, 미생물학, 약리학 등 수많은 것을 배우면서 정말로 많은 양들을 머리에 구겨 넣었습니다.

오죽하면 "눈에 바른다"는 표현을 쓸까요. 정말로 눈에 한번 바르고 시험장 들어가서 그대로 시험지에 쓰고는 머리를 비우고 나오는 게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전 원래 단순 암기에 약해서 이해를 통해 외우는 걸 최대한으로 줄여 공부하는 걸 제 방식으로 삼았었는데, 의대에서는 그게 통하지 않더군요.  공부해야 할 양이 너무 많으니 하나하나 이해 하고 넘어가려면 시간이 부족해서 결국엔 머리에 그 많은 지식들을 차곡차곡 정리할 시간도 없이 구겨넣을수밖에 없었던 거죠.

  처음에는 공부하면서 한 교수님께 최대한 이해해보겠다고 질문하러 가기도 했는데 교수님께서 그렇게 하나하나 파려다가는 성적 안 나온다고 그냥 외우라고 하시는 걸 듣고는 제 공부방식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 본과 1학년은 즐거웠습니다.^^

 원래 힘들수록 같은 일을 겪고 있는 주변 사람들과는 관계가 끈끈해지는 법이죠. 마치 고3때처럼요. 거의 하루 종일 같이 공부하고 같이 힘들어하고 같이 투덜거리면서 동기들과 훨씬 더 많이 친해졌습니다.

 그리고 시험기간에 열심히 해야 하니 그에 대한 보상으로 일년에 얼마 안 되는 '비'시험기간에는 책표지도 펴 보지 않고 열심히 놀았기 때문에 나름 즐거운 기억도 많습니다. 진급만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신나게 놀 수 있었죠.

  비록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의대가 학문의 전당인 '대학'이라기 보다는 의사를 양성하는 '직업학교'라는 느낌이 드는 면도 없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가르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대로 '학문'의 길에 들어서려고 하는 지금에 와서는 '의학'을 하기 위한 인체에 대한 기본 배경 지식의 절대량이 많으니(비록 암기를 통한 지식이지만)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될 것이다 싶습니다.

 

 다시 돌아가고 싶진 않지만 힘든 만큼 즐거웠던 나의 본과 1학년.  23살의 제 청춘이 문득 쪼끔은 그립네요.

 

   

 

 

 

 

    

   

 

  

Posted by HETHENA